안녕하세요. 프로젝트팀 ‘흐지부지’에 새롭게 합류한 '얼렁뚱땅'의 땅입니다. 제가 새로운 시즌의 첫 인터뷰어가 되어 얼렁 님을 인터뷰하게 되었어요. 정말 기대되고 떨리네요. 참, 저희 ‘얼렁, 뚱, 땅’이 누구냐고요? 그건 오늘의 인터뷰이인 얼렁 님이 자세히 소개해 줄 거랍니다. 그럼 어서 얼렁 님을 만나 볼까요?
안녕하세요. 프로젝트팀 ‘흐지부지 얼렁뚱땅’의 얼렁입니다. 반갑습니다.
얼렁뚱땅을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프로젝트팀에 새로 합류한 얼렁뚱땅입니다. 얼렁뚱땅은 얼렁과 뚱, 땅 이렇게 세 명으로 이뤄져 있어요. 원래는 흐지부지의 ‘흐지’와 ‘부지’처럼 두 명이 ‘얼렁’과 ‘뚱땅’을 하고, 나머지 한 명은 다른 이름을 지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한 명이 너무 외로울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그냥 세 명이서 얼렁뚱땅을 하기로 했죠. 저희 셋은 뗄 수 없는 사이기도 하고요🤣
뗄 수 없는 사이라니😆 세 분은 어떻게 만나셨나요?
뗄 수 없는 사이라 말한 건 장난이고요🤣 저희는 예전에 같은 회사에 다녔어요. 각박한 회사에서 서로 의지하다 보니 엄청 친해졌죠. 힘든 일이 있을 때면 저희 집이나 뚱 님 집에 모여서 치킨과 떡볶이를 먹으며 스트레스를 풀었거든요. 주말에 따로 만나서 놀기도 하고요. 지금은 서로 다른 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여전히 친분을 유지하고 있어요. 참! 밝혀도 될지 모르겠지만 흐지 님이 바로 저희의 상사셨는데, 그 인연으로 저희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답니다.
저희를 대표해서 소개해 주셔서 감사해요. 얼렁 님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개인적인 이유가 궁금해요.
저희가 각박한 회사에서 만난 사이라고 말씀드렸는데, 그곳에서 만난 흐지 님이 저희에겐 빛 같은 존재셨거든요. 그래서 항상 흐지 님께 최저임금만 주셔도 괜찮으니 우리의 사장님이 되어 달라고 장난처럼 말씀드렸어요😋 그런데 흐지 님이 새로운 회사에서 부지 님과 <우주인터뷰>를 시작한다는 소식을 들은 거예요! 너무 참여하고 싶었는데 마침 흐지 님이 시즌 2를 준비하시며 저희에게 팀에 합류할 것을 제안해 주셔서 덥석! 기회를 잡았죠. 그리고 제가 최근에 원하는 일이 아닌 회사를 위한 일만 하면서 굉장히 지쳐 있었는데, 오랜만에 재미있는 일을 하게 될 것 같아 더 즐겁게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맞아요. 저도 같은 마음이랍니다. 그럼 <우주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게요!
<우주인터뷰>는 크게 2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먼저 모든 인터뷰이에게 공통으로 드릴 ‘시그니처 질문’과 인터뷰이마다 달라지는 ‘우쥬 질문’이에요.
시그니처 질문
응답하라, 우주인! 한 문장으로 자신을 표현한다면?
저는 ‘미완성의 그림을 그려 가는 사람’이라 표현하고 싶어요. 질문을 받자마자 동방신기의 'Rising Sun'이 생각났는데, 거기에 다음과 같은 가사가 있거든요. ‘인생은 마치 끝없는 궤도를 달리는 별 같아. 마치 수많은 질문과 해답을 찾아가 미완성의 그림을 그려 가는 것.’ 어렸을 땐 가사를 봐도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그저 팬심으로 좋아한 노래였는데, 이제야 가사가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고 해야 하나😉
전 항상 제가 어떤 사람인지 고민하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와 ‘내가 생각하는 나,’ 그리고 ‘나도 모르는 나’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는 거죠. 그래서 저는 아직 미완성인 그림이지만, 계속 고민하다 보면 저라는 그림도 완성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좋은 고민이네요. 개인적으로 답을 찾지 않아도 좋을 것 같은데요?
그렇죠. 꼭 무언가로 정의할 수 있어야지만 의미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이번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누군가 저에게 ‘당신은 어떤 사람이냐’고 물으면, 적어도 힌트 정도는 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조금 더 고민해 보려고 합니다.
가장 좋아하는 사진 3장을 소개해 주세요.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탈리아 포지타노에 여행 갔을 때 찍은 사진이에요. 예쁜 바다 위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맛있는 레몬 맥주를 먹어서 너무나 행복했는데, 그 감정이 그대로 담긴 사진이라 좋아해요. 다만 얼굴이 잘 나온 사진은 아니라 카톡 프로필에 사진을 올릴 수 없어서 너무나 아쉽지만요.😂
정말 행복해 보여요. 꽤 오래전 사진 같은데, 언제 여행 간 거예요?
2017년에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떠난 여행이었어요. 그때 저는 ‘내가 혼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시기였어요. 제가 가족이나 친구에게 굉장히 의존하는 막내 스타일이었거든요. 그래서 제 한계를 경험하고 싶어 혼자 덜컥 유럽으로 떠났죠. 혼자 여행하는 것도 처음인데 심지어 머나먼 유럽이라니… 지금 생각하면 저 좀 용기 있는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여행을 계기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해요.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한 달간의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오면서 제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겼어요. 자립심도 강해졌고요. 지금 생각해 보니 이 여행이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던 것 같아요. 여행 이후로 제 삶의 중요한 결정을 스스로 내리게 되었거든요.
체코 프라하성에서 내려다본 풍경이에요. 저는 이 사진만 봐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라서 눈물이 날 것 같아요. 프라하에 있는 동안 매일 성에 올라가 풍경을 한참 내려다봤는데, 여행 마지막 날에 이 풍경을 다시 보지 못할 거란 생각에 펑펑 울었거든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꼭 다시 가고 싶어요.
얼렁 님의 감정이 와닿아서 저도 눈물이 날 것 같네요😥 그런데 첫 번째 사진과 두 번째 사진 모두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이네요. 여행을 많이 좋아하시나 봐요.
좋아해요. 여행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있거든요. 그래서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해외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못 간 지 벌써 2년째네요😥 어서 코로나가 끝나서 빨리 여행의 설렘을 느끼고 싶어요.
저희 집 막둥이인 토토예요. 갈수록 저랑 닮아 간다는 소리를 듣는…🤣 사실 토토가 저희 집에 처음 왔을 때는 관리를 하나도 받지 못해 대걸레(?) 같은 모습이었어요. 토토랑 같이 산책을 가면 ‘어떻게 강아지가 저렇게 못생겼냐’는 말을 듣기도 했죠. 물론 그렇게 말한 사람이 무례했던 거지만요. 여하튼 토토는 그렇게 예쁜 아이도 아니었고, 사랑받는 아이도 아니었어요. 그런데 10년이 지난 지금, 토토는 어딜 가든 예쁘게 생겼다고 칭찬을 받아요. 그리고 그런 말을 들으면 제가 토토를 사랑으로 잘 보듬어 준 것 같아 너무 뿌듯하고 행복해요. 토토가 활짝 웃으며 절 쳐다볼 때면 그 행복은 배가 되죠. 그래서 이 사진을 좋아하는 사진으로 뽑았어요.
토토 너무 귀엽네요! 얼렁 님에게 토토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실제로 만나지 못해서 너무 아쉬워요. 궁금한 게 많지만 토토 이야기는 우쥬 질문 코너에서 더 자세히 듣도록 하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게요.
좋아요! 우쥬 질문 코너에서 토토의 귀여움을 널리 알리겠습니다!
우주인의 특별한 능력 세 가지는 무엇인가요?
특별한 능력이요? 그런 건 없지만... 우선 꼽아 볼게요.😋
첫 번째로는 처음 접하는 일도 일정 수준 이상 해내는 능력을 꼽고 싶어요. 사실 보통 수준으로 하는 거지만... 여하튼 크게 못하는 게 없다? 그래서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그다지 두렵지 않아요. 어느 정도는 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거든요. 말하고 나니 민망하네요🙄
세상에 못하는 게 없다니, 정말 특별한 능력인데요? 첫 번째부터 엄청난 게 나왔네요.
그냥 혼자만의 생각이에요🤪 두 번째는 아싸 중에 인싸라는 거예요. 이미 친해진 무리에 들어가는 것은 어려워하지만, 모두가 낯가리는 상황에선 먼저 말을 걸고 적극적으로 다가가거든요. 그래서 어떤 분들은 저를 소극적인 사람으로, 또 어떤 분들은 저를 적극적인 사람으로 생각하곤 한답니다. 제 장점이자 단점이지만, 저는 장점, 즉, 능력으로 꼽고 싶어요.
모두가 낯가리는 상황에서 먼저 말 거는 것도 얼마나 힘든데요. 장점 맞습니다.
그렇게 말해 주셔서 감사해요. 마지막으로는 사람을 편하게 대해 주는 능력을 꼽고 싶어요. 저도 몰랐는데, 다들 제가 사람을 부담스럽지 않게, 항상 편하게 대해 준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유를 한번 생각해 봤는데… 사실 저는 스스로를 개복치라 부를 만큼 체력이 약해요. 그래서 사람들과 오래 놀지 못하는데 … 길게 말하지 않아도 제 체력 아시죠, 땅 님?
물론이죠. 저랑 홍대 놀러 가서 6시간도 못 놀고 기절하신…😆
그런 사람이라 감정 표현이나 리액션이 그리 크지 않은데, 그런 모습에서 느껴지는 무던함이 있는 것 같아요.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저는 감정 표현은 크지 않아도 마음속으로는 감정적 교류나 관계를 굉장히 소중하게 여기는 편이라, 이런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과 오래가는 것 같아요.
저는 얼렁 님의 마음을 다 안답니다😁
우주인의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경험을 공유해 주세요.
유럽 여행 갔을 때 테러를 두 번이나 아슬아슬하게 피한 적이 있었어요. 2017년 3월 22일에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테러가 났는데, 저는 이날 성당에 가려다가 일정을 바꿔 뮤지컬을 보러 가서 테러를 피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4월 20일에는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총격전이 벌어졌는데, 제가 다녀가자마자 사건이 일어났죠. 이 경험으로 인해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예전에는 인생이 참 길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인생은 짧고 사람은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죽음이 멀리 있지 않은 것처럼 살려고 해요.
너무 아찔하네요. 얼렁 님이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에요. 그런데 죽음이 멀리 있지 않는 것처럼 산다고 했는데, 얼렁 님의 삶에서 바뀐 것이 있나요?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며 살지 않게 되었어요. 가끔은 ‘내가 너무 계획이 없나?’라는 생각이 들어 불안하기도 하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인생에서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불행을 감내하는 건 너무 슬프잖아요. 그래서 순간순간의 즐거움을 놓치지 않게 되었어요. 맛있는 것을 먹는 것도, 소중한 사람을 만나는 것도, 토토와 산책하는 것도! 지금 얻을 수 있는 행복을 최대한 누리며 살아가는 중입니다.
너무 좋은 마인드인 것 같아요.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을 미리 상상하며 걱정하고, 스트레스받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사실 제가 그런 케이스인데, 얼렁 님의 생각을 본받아서 저도 지금의 행복에 집중하는 연습을 해야겠어요.
★우주인 얼렁의 인터뷰는 2화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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